-
[ 목차 ]
책을 읽는다는 것은 오랫동안 지적 성장의 상징이자 자기계발의 기본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이전보다 훨씬 다양한 방식으로 지식과 정보가 전달되고 있습니다. 영상으로 배우고, 대화로 익히고, 짧은 글로 감각을 쌓는 시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여전히 책을 찾고 계십니다. 하지만 단순히 책을 읽는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더 많은 책을 읽을수록 '내가 제대로 읽고 있는 걸까?'라는 질문이 떠오르기도 하죠. 독서의 양이 아닌 방향과 방식이 더 중요한 지금, 우리는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독서, 왜 방법이 중요해졌을까요?
더 이상 '읽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지식이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하루에도 수천 권의 책이 출간되고, 온라인에는 요약과 해설이 넘쳐납니다. 정보는 언제든지 손쉽게 얻을 수 있지만, 정작 책을 읽었다고 해서 온전히 내 것이 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읽고 나면 무엇을 읽었는지조차 가물가물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는 독서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그 ‘방법’에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책을 읽는 것 자체가 특별한 일이었습니다. 지식에 접근하기 위한 주요한 수단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선택지가 너무 많아졌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어떤 책을 어떻게 읽을지 고민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목적 없는 독서는 쉽게 흩어지고, 기억에 남지 않으며, 결국 같은 책을 다시 읽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자신에게 맞는 독서법이 있습니다
독서법은 한 가지로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어떤 분은 빠르게 많은 책을 훑는 속독을 선호하시고, 또 어떤 분은 한 문장씩 곱씹으며 읽는 정독을 택하십니다. 어떤 분은 책 속의 문장을 요약하고, 또 어떤 분은 밑줄을 긋고 옆에 메모를 남기십니다. 문제는 대개 다른 사람의 독서법을 그대로 따라 하려는 데에서 발생합니다.
그 방식이 본인에게 맞지 않으면 오히려 독서가 부담스럽고 힘든 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나에게 맞는 독서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책은 도구이자 길잡이입니다. 삶을 비추는 도구이자, 어디로 나아갈지를 함께 고민하게 만드는 동반자입니다. 이 도구를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책이 주는 의미는 크게 달라집니다.
읽는 목적이 다르면, 방법도 달라져야 합니다
문제 해결형 독서와 사유 확장형 독서
책을 읽는 이유는 매우 다양합니다. 어떤 분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책을 읽으십니다. 직장에서 마주한 과제를 풀기 위해, 인간관계에서 생긴 갈등을 이해하기 위해, 혹은 자신의 진로를 모색하기 위해 실용적인 지침을 원하시지요. 이럴 때는 빠르게 핵심을 파악할 수 있는 독서 방식이 적합합니다.
반면 어떤 분은 스스로의 생각을 넓히고자 책을 읽으십니다. 정답보다는 질문을 얻기 위한 독서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오히려 천천히, 오래 머물며 읽는 방식이 어울립니다. 문장 하나하나를 곱씹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생각을 확장해 나갑니다. 이처럼 목적이 다르면 독서 방식도 달라져야 마땅합니다.
우리는 종종 모든 책을 같은 방식으로 읽으려 합니다. 실용서와 철학서를 똑같은 속도로, 똑같은 방식으로 읽는 시도는 비효율적입니다. 그러니 책을 펼치기 전에 ‘이 책을 왜 읽으려고 하는가’를 먼저 자신에게 물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 질문이 독서의 방향을 정하고, 방법을 선택하게 만듭니다.
내 삶의 맥락에서 출발하는 독서
독서법은 결국 각자의 삶과 맞닿아 있습니다. 지금 어떤 삶의 국면에 있는지, 어떤 고민을 안고 있는지에 따라 책을 읽는 방식은 달라집니다. 대학 진학을 앞둔 학생에게는 진로에 대한 통찰을 주는 책이 필요할 수 있고, 육아와 직장을 병행하는 분에게는 위로와 휴식을 주는 문학이 절실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상황을 돌아보며 독서를 시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출발점입니다. 독서는 책 속에서 시작되지만, 결국은 삶에서 완성되는 행위입니다. 좋은 독서란 나에게 필요한 질문을 던지는 책을 만나고, 그것을 나의 언어로 받아들이는 과정입니다. 그렇게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만의 독서법도 자리 잡게 됩니다.
나에게 맞는 독서법을 찾는 여정
타인의 방식을 참고하되, 그대로 따르지 마십시오
많은 분들이 '성공한 사람들의 독서법'에 관심을 가지십니다. 하루에 몇 권을 읽는지, 어떻게 메모하는지, 어떤 주제로 책을 고르는지 궁금해하시지요. 물론 이러한 정보들은 참고할 만하지만, 그대로 따라 한다고 해서 반드시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독서에 대한 부담이 늘어나고, 자신이 책을 제대로 읽지 못한다는 자책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타인의 독서법에서 영감을 얻되, 그것을 자신의 삶에 맞게 조정하는 능력입니다. 하루에 한 쪽이라도 꾸준히 읽는 분이 있는가 하면, 일주일에 한 권씩 깊이 있게 읽는 분도 계십니다. 방법은 달라도 모두 훌륭한 독서입니다. 비교보다는 실천이 중요합니다. 실천하면서 조정하고, 조정하면서 자신만의 방식이 자라납니다.
독서법은 성장하는 과정입니다
독서법은 한 번 정해두고 평생 유지하는 고정된 도구가 아닙니다. 삶이 변하듯 독서의 방식도 함께 변합니다. 20대의 독서법과 40대의 독서법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 시기의 관심사, 시간적 여유, 고민의 성격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독서법은 고정된 규칙이 아니라, 삶과 함께 자라고 진화하는 하나의 습관이라고 여기는 것이 좋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독서법을 찾는다는 것은 단순히 ‘방법’을 고르는 것이 아닙니다. 독서라는 행위를 삶 속에 녹여내고, 그것을 통해 스스로를 더 깊이 이해하는 여정입니다. 그 여정은 때로 시행착오로 가득하지만, 결국에는 자신만의 독서 철학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것이 진정한 독서의 출발점일지도 모릅니다.
좋은 독서란, 자신에게 맞는 독서입니다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해서 반드시 삶이 풍요로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책을, 왜, 어떻게 읽는가입니다. 독서는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삶과 연결될 때 더 큰 힘을 발휘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독서의 방식에 대한 고민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남들이 좋다고 말하는 방식이 아니라, 나의 삶과 리듬에 맞는 독서법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이 시리즈에서는 다양한 독서 방법들을 하나씩 살펴볼 예정입니다. 각각의 방식이 어떤 사람에게, 어떤 상황에서 효과적인지를 함께 나누며, 여러분 스스로에게 맞는 독서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지금부터 시작되는 이 여정이 여러분의 독서 생활에 의미 있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랍니다.